카메라 恒茶飯

오늘 새벽에 신문을 보다가 카메라 이야기가 있어 몇자 적습니다. 

카메라가 한때는 사치품의 대명사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명칭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자동차에 붙었던 특소세가 붙었던 적도 있고, 장농 속에 몇겹의 수건속에 쌓여  귀한 대접을 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소풍을 가거나 졸업식장에 가면 카메라를 들고온 놈은 언제나 우쭐거리던....

저도 우쭐거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늘 언제나 카메라를 들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주 평범하지만, 당시에는 아주 이상했거나, 특별했던....

저는 일상의 기록들이, 사건의 기록들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했엇습니다. 
그리고 현실을, 사건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때문에 사진이 중요성과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생각 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엔 일상과 사건과 현실이 다분히 조작되고, 연출되고, 수정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도 포샵을하고 일러를 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의 보물 1호인(였던) 필카를 만져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도 합니다. 
책장 한켠에서 유통기한을 넘기고 있는 노란 필름 상자들이 애처롭게 보입니다. 
그 옆의 일포드 무광 인화지는 이미 유통기한을 넘어선지 오래 입니다. 
100피트짜리 생필름은 언제 사봤는지 기억도 없습니다. 
현상액과 정착액 분말은 서랍속에서 이미 비닐이 벗겨져 범벅이 되어 있습니다. 
끊어진 확대기의 전구는 아직도 팔고 있을런지....자신이 없습니다. 
   
참 편해지긴 했습니다. 
굳이 어두운 암실에 들어가 필름을 감을 필요도 없고, 
현상액과 정착액의 냄세를 마셔가며 어두운 불빛에 촛점을 맞출 필요도 없어 졌습니다. 
인화지에 입김을 불어가며 시간을 재야하는 긴장감도 없어 졌습니다.

그져 찍고, 또 찍고 지우고...수정하고...

대한민국 미술대전, 사진대전에 나오는 사진들도 수정과 편집을 하는 세상이니까요...........

아~ 글이 길어졌습니다.

오늘 기사의 이야기는 "한국사람들은 밝은 렌즈를 선호한다" 뭐 이런거 였는데......

아주 오래전 이야기가 생각이 나서 주절주절 이야기를 하게 됐네요...............


옛날에 아주 한참전에......  어떤 선배가

(아마도 못살아서 그랬을까요? 무식하고 단순하다고 하시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렌즈밝기와 셔터 스피드, 감도  뭐 이런 이야기를 들이대신다면 언제든 응대해 드리겠습니다.)

야! 망원렌즈 필요 없어!
니가 망원이 되면 되는거야! 크게 찍고 싶어?
그러면 니가 앞으로 가! 더 가까이... 그러면 크게나와
밝은 배경을 찍고 싶냐? 그러면 가장 밝아질때 까지 기다려!





덧글

  • 리뉴 2009/11/10 13:34 # 답글

    전 영상실을 들어가본적도 없고 카메라에 대해 아는것도 없지만..
    그리고 점착액이 먼지 냄새가나는지도..
    카메라만큼은 내가 원하는 시간을 멈추게 만들수 있다는 매력이 있어 셔터를 눌러대고 있네요.
    하지만 때론... 가끔은 옛날옛날의 그 영상실에 들어가 현상액과 정착액 냄새를 맡아가며
    빨간 조명밑에서 내가 찍은사진들을 한장한장 소중하게 만져보고싶다는 충동을 많이 가지고 있답니다.
    신토불이 옛것이 좋은것이여 ~ 라는 광고 문구가 문득 떠오르네요..
    카메라 참 편하고 신기하고 또 카메라 붙는 수식어도 많고..
    시간을 멈추게 하고, 사람의 마음을 담아낼수 있다고도 하고, 시간과 사건을 이미지로 보관하고.. 하드디스크 속에는 이미 10기가의 사진 파일이 있지만. 현상된것은 불과 10장도 채 안되는 자신을 보면서 어쩐지 그런 끊어진 옛기억들이 더 소중하지 않나 싶어 몇자 끄적이고 갑니다..
  • photopaper 2009/11/12 05:02 # 답글

    사진은 시간과 빛의 미학이라는 말이 있죠. 허나 요즈음엔 시간과 빛이 얼마든지 인위적으로 그리고 사후적으로 조작(연출)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기기의 발달에 따른 당연한 결과 일수도 있겠지만, 기다림의 미학, 절제의 미학이 아쉽습니다.
  • 리뉴 2009/11/14 01:49 # 답글

    단 세줄로 정의하시다니 대단하시네요.
    전 사진에 대해 미지 합니다만. 많은 걸 배우고싶어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링크 걸고 가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사진 부탁드려요.
    전문성은 없지만, 사진으로 이야기를 만들수 있게되기를 바라는 초보 카메라맨 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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